네덜란드, 유리온실 첨단화 ‘척척’…미래농업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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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유리온실 첨단화 ‘척척’…미래농업 ‘성큼’

주한 네덜란드대사관 ‘스마트팜과 농업교육’ 세미나

천장 높은 ‘벤로형 온실’ 농작업 기계화 수월하고

규모 확대하기 쉬워 인기 의료인·대학 등 수요층 다양

에너지 소모량 절반 줄인 ‘폐쇄형 온실’ 보급사례 소개

이상기후 영향 덜 받아 미래형 온실 모델로 주목

농업교육기관 ‘시타베르데’ 매년 4500명 이상 연수 참여

세계 식량안보지수 1위, 농식품 수출 2위…. 네덜란드 농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순위 통계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인구는 3분의 1에 불과하고 국토면적은 절반에 못 미치는 네덜란드가 농업강국이 된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농업기술력이 있다.

주한 네덜란드대사관은 농가소득이 연평균 8만달러에 육박하는 자국의 스마트팜 등 최첨단 농업기술을 알리고자 19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배서더호텔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스마트팜과 농업교육’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국내 농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네덜란드의 최첨단 농업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로디 엠브레흐츠 주한 네덜란드 대사는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은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라며 “서로의 강점을 바탕으로 원예산업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주문했다.

◆집단화·첨단화하는 원예시설=네덜란드에선 유리온실이나 식물공장 등 원예작물을 재배하는 시설은 규모화·집단화, 시설 내부에 적용되는 설비는 첨단화로 나아가는 추세다. 1973년 설립된 네덜란드 온실 공급회사 ‘코가스’는 자국 원예작물 시설의 최신 동향과 함께 국내에 도입된 자사 시스템을 소개했다.

코가스는 규모화하고 집단화하는 데 유리한 시설이 네덜란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장이 높고 너비가 좁은 ‘벤로형 온실’이 대표적인 예다. 규모를 추가로 늘리기에 용이해 많은 농가가 이 온실을 통해 집단화를 구현하고 있다. 벤로형 온실은 내부에 생기는 결로(이슬)현상을 막아 각종 병해충을 예방할 수 있고, 천장이 높아 모든 농작업의 기계화가 가능하다.

금정현 코가스 한국 지사장은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보면 이 온실을 설치한 선도농가는 시설을 갖추는 데 면적에 따라 수십억원까지 비용을 들여야 하지만, 1년 순이익도 그만큼 증가해 3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온실로 수익을 내려면 재배기술 하나가 아닌 경영·시설관리노하우·유통·마케팅 등 5가지 요소를 모두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온실에서 재배하는 작물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금 지사장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벤로형 온실 작물은 토마토·파프리카 등에 한정됐었는데 최근엔 딸기·오이·애호박·향신료나 엽채류도 재배가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층도 농민뿐 아니라 의료인·대학교·가든센터 등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에 맞춰 온실의 설계, 자재 제작, 설치 등 모든 단계가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진화하는 네덜란드 원예산업=이날 세미나에서는 온실 형태가 궁극적으로 외부환경의 영향을 일절 받지 않는 밀폐형 온실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극한·극서 등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상기후에 구애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에너지 소모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반폐쇄형 혹은 폐쇄형 온실 보급으로 성공한 사례도 소개됐다. 식물공장이나 수직형 온실이 그 예다. 업계에선 빛 차단뿐 아니라 물·양분 공급, 냉난방과 온습도 자동 조절, 공기순환 등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최첨단 온실 개발현황을 소개한 마이클 라크로이스 애멀란 건축회사 대표는 “네덜란드 시설원예를 둘러싼 가장 큰 강점은 멈추지 않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악조건을 극복하고 최고의 농산물을 생산하고자 하는 네덜란드의 원예산업은 앞으로도 ‘혁신’을 바탕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유리온실 첨단화 ‘척척’…미래농업 ‘성큼’
네덜란드 림버그지역의 최첨단 유리온실에서 상추가 재배되고 있다. 사진제공=루카 로카텔리

◆해외에서도 찾는 농업교육기관=네덜란드 농업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는 곳으로 농업교육기관 ‘시타베르데(Citaverde)’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올해로 설립된 지 102년이 된 시타베르데는 원예·축산을 중심으로 농식품·조경 등 다양한 주제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다양한 농업교육을 제공하는데, 매년 500여개의 성인 연수과정이 열리고 여기에 4500여명이 참가한다.

마르셀 크리머 시타베르데 이사는 “우리 기관은 교육부·농업자연식품품질부·고등학교 등 다양한 주체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해 업계를 통해 실습을 진행하고, 온라인에서도 학습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김기홍·오은정 기자